비 온 후

in #zzan7 days ago

비가 왔다.
제법 많이 왔다.
강물은 흙탕물이고 나뭇잎은 낙엽 된 것이 많다.
바람까지 불었다면 더 많이 떨어졌으리라
다행히 바람은 없었다.

가을비가 수작 부리듯 추근대며 왔다.
맥주배라며 자랑질하던 놈 소변 내갈기듯 왔다.
강물은 지장수라도 만들듯 황톳물이고
명분을 찾던 잎새는 이때다 싶게 빗물 동무삼아 내려앉았다.
바람까지 불어 줬다면 낙엽은 더욱 많은 명분을 잎새에 그렸으리라
준비가 덜 댄 잎새가 말하길 내겐 아직 시간이 더필요하다며
바람 없이 내리는 비에 감사하며 숨결을 돌렸다.

비 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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