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았다.

자전거 길을 걷다 숲길로 들어섰다.
느티나무 아래를 지나려는데
부채 바람 같은 바람이 불어왔다.
느티나무 잎이 낙엎되어 날린다.
좀 늙어 보이는 나무의 잎은 벌서 제법 졌다.
잎새도 늙은 나무는 먼저 지는구나...

윤동주의 서시가 생각났다.
생각은 낫어도 다 외지는 못한다.
그저 읊조리는 것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이게 다다.

그래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할 그런 나이인가 보다 느끼며 돌아왔다.
까르르 웃는 것이 아닌...

서시
윤동주


서시를 찾아봤다.
그의 절명시라고 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안테 주어진 길을
거러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