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라면의 역사(지영준)

in #zzan4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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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에 몰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분야를 파고 걷고 오르다 고수가 된다는 뜻일까. 너무나 좋아하다 남 부럽지 않은 직장도 접더니 책까지 낸 사람이 여기 있다. 지영준이라는 분이다.

라면에 관한 책은 처음인데 자세히 읽어보니 그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알겠다.

라면의 원조는 ‘치킨라멘’이다. 패전후 식량난에 시달리던 일본인들이 ‘중국의 국수’인 주카소바를 라멘이라 부르면서 유래되었고 이를 안도 모모후쿠가 인스턴트 라면으로 개발한 것이다. 치킨라멘은 닭고기를 이용했다는 뜻이다.

그런가하면 컵라면의 유래는 안도 모모후쿠가 외국인 바이어들에게 라멘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한 외국인이 종이컵에 라멘을 부수어서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모습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한국의 라면은 1963년에 최초로 생산되었다. 전윤중이 일본 묘조식품의 기술지원을 받았는데 삼양의 삼은 천,지,인을 뜻하고 양은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있다.

1965년 롯데라면으로 시작한 농심은 소고기라면과 새우깡으로 인기를 끌었고 1980년대 이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이 롱런하고 있으며 그중 내가 좋아하는 ‘너구리’의 유래가 재밌다.
일본 시누끼 지방의 면발이 통통한데 타누끼라는 발음과 비슷하고 타누끼가 바로 너구리.

이외에도 오뚜기, 하림, 새롬식품 등이 라면 산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의 특성을 담은 PB제품을 포함하여 국내 생산되는 라면은 60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해외 라면시장도 만만치 않은데 각국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이 많이 생산되고 수출입 된다.
K-문화 열풍을 타고 삼양의 불닭볶음면(맵다고 해서 아직 시식 전이다)이 전세계에 수출되는데 역시나 짝뚱이 많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라면을 위해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그의 차는 늘 라면이 차곡차곡 실려 있다.
날마다 라면을 끓여 시식하고 평가를 SNS에 올린다(라면값이 만만치 않을텐데).
라면 전문점을 찾아가서 주인과 인터뷰하고 친교를 맺는다. 라면으로 통하는 우정도 진해 보인다.

책을 덮고 나니 상식이 풍부해진 느낌이다. 라면은 꿀꿀이죽을 먹던 전후에 등장했지만 이제 어엿한 한끼 식사가 됐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은 라면에 낮에 말아 논 김밥을 곁들여야겠다.

지영준 / 깊은나무 / 2024 / 20000/ 인문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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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음식이 많은 명절에
명절 전후로 특히 라면이 땡깁니다
저도 오늘 낮에 라면 하나를 끓여 먹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