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주회가 아닐지 하는 생각

in #zzan8 days ago

인생 연주회가 아닐지 하는 생각/cjsdns

오늘은 일정이 복잡하다.
오후 2시부터 있을 예정인 연주회에 초청을 받았는데 이로 인하여 오늘 일정이 아주 묘하게 됐다.

문제는 차가 없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엊그제 운행 중 트랜스미션에 문제가 생겨 정비 공장에 입고를 했는데 이게 언제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말로는 빨리 되도록 하겠다는데 어제 가봐도 진행되는 게 없다.
트랜스미션이 잘못된 게 아니고 기어를 변속해 주는 모터가 고장이라는데 이유를 물으니 네 가지를 대는데 들어보니 결국은 모두 운전 부주의로 귀결이 되어 그럼 운전을 잘못한 거네 하니, 그건 또 아니고요 한다.

10만 킬로도 못 뛰고 7만 5천 킬로에서 주저앉은 이유치고는 좀 거시기했다.
내가 수없이 여러 대의 차를 경험해 봤지만 이렇게 문제가 되는 차는 처음이다. 그런데 운행을 자주 안 하다 보니 문제는 더 생기는 거 같다.
브레이크 디스크라는 것에 녹이 생성이 되고 있다며 운행을 많이 안 해서 그렇단다.

여하간 필요할 때 운행을 못하다 보니 서울처럼 대중교통이 용이한 것도 아니고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버스도 수시로 있는 게 아니니 연주회에 제시간에 도착하려면 시간 체크를 잘해서 가야 한다.
내 자동차로 움직이면 넉넉하게 1시간이면 될 거리를 4시간 전부터 움직여야 한다.

그것도 어제 늦게 터미널 가서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들어와서 스케줄을 잡아 보니 그렇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운동 나가는 것도 포기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확인했다.
비가 억수로 내린다.
버스를 한번 타고 가는 것도 아니고 환승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시간 반 정도 기다려서 갈아타야 하는데 여름 장맛비 같은 비라니 속으로 날씨가 도움이 안 되나 싶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까지 온종일 온다고 하니 비는 감수해야 할거 같고 버스나 제대로 타고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일단 일어 나자 마자 아침 식사를 하고 샤워를 했다.
다른 때 같으면 샤워는 운동 갔다 와서 하는 게 순서였다.
그리고 포스팅을 하고 가려고 이렇게 매달려 오늘 하루 스케줄을 머리에 올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행이라면 버스 터미널이 바로 코앞이라 버스 시간 알아 놨으니 첫 번째 버스는 10분 전쯤 나가면 느긋하게 기다려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간 환승지에서 갈아타려면 시간 반정도 기다려야 하나 애정하기를 그곳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할 생각이다.

사실 걷는 것을 좋아하니 걸어가 볼까도 했는데 7시간이나 걸리니 그럴 수는 없고 더군다나 비가 올 거라는 것도 에보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검토 대상에서 아예 제쳐진 사항이기는 하다.

그런데 그 생각을 하다 보니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사람들을 만나기로 한 곳에 가는데 구글 지도를 보니 30킬로쯤 되는데 교통편을 잘 모르니 구글 지도만 보며 그냥 걸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본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그때 정말 원 없이 걸었고 좋았다.

비가 내리는 가을날의 음악회, 과연 어떤 감동이 밀려올지 담아 오게 될지 기대가 된다. 그걸 얻기 위해 오늘 가야 하는 길이 또 다른 의미의 인생 연주회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가는 길도 연주회도 더욱 기대가 된다.

2024/09/12
천운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