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휘영청 보름달 보기

in #zzan2 days ago

한가위 휘영청 보름달 보기/cjsdns

어제저녁이었다.
운동은 갔다 들어오는 아내에게 보름달 보았는가, 달 이 떴는가 물었다.
날이 온종일 흐렸기에 기대를 하지 않으면 서 물었다.
그런데 의외로 봤다고 떴다고 한다.
달 이 떴다는 말에 일어났다.
피곤하다며 다른 날 보다 일찍 누웠다가 다시 일어 나 달구경을 나갔다.
오후에 운동을 나가서 상천역까지 걸아 가서 돌아오는 건 전철을 타려고 했는데 한 시간쯤 걷다 보니 전동차 시간이 촉박하여 20여분 이상 뛰는 건지 걷는 건지 모를 정도로 뛰다 보니 땀이 어찌나 많이 흐르는지 옷이 흥건하게 젖었다.

집에 들어오니 녹초가 되어 저녁을 먹자마자 자리를 펴달래서 누었는데 막산 잠이 오지 않아 뒹굴렀다.
그런데 달이 떴다니 달구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치밀어 올라 일어나 옷을 다시 입고 나갔다.

덕분에 위 이미지 달을 볼 수 잇었는데 그건 아주 잠깐이었다.
계속해서 구름에 가리니 단 일분도 제대로 만개한 달을 볼 수가 없었다.
30여분 이상을 기다려도 더 완벽한 달은 볼 수가 없었다.
하여 구름에 가린 달만 열심히 구경하다 들어왔는데 오늘 새벽에 잠이 깨어 잠자리에서 모파상의 귀향을 듣는대 괜히 마음이 심란 해진다.

내용을 알고는 있었지만 먼저번 보다 더욱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하는 것이 있다. 그래서 일어나 커피를 한잔 끓여 마셨다.
그때 시간이 4시를 막 넘겼다.
잠을 다시 자자니 그렇고 혹시 달이 아직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걷기도 하고 아직 있다면 추석날 달이니 달구경도 하자 싶어서 체육공원 운동장으로 갔다.

달이 어디 있나 두리번거려 찾으니 서쪽하늘에서 달이 나 여기 있어하며 나서는데 구름에 가려 온전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기다려도 점점 더 가릴 뿐 더 이상 뽐내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한 시간 이상 걷고 들어와 자는 사람 깨울세라 거실에서 티브이를 켜고 음량을 낮추고 보고 있는데 날이 훤히 밝아 오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뜨는 해를 본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기억도 없다.
하여 일출을 보자는 생각에 벗어 놓은 옷을 다시 입고 나갔다.
그게 6시가 좀 넘었을까 싶다.

그러나 기다리는 해는 얼른 떠 오르지 않는다.
호명산 너머에서 떠 올라야 하는 해는 기상대에서 알려주는 서울 주변 지역 일출 시간인 6시 19분을 한 참 넘어서도 떠오르지 않는다.

끈질기게 기다려 7시 06분에 본 오늘의 일출이다.
이 역시 구름으로 인해 완연한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이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어제저녁부터 시작된 달구경 오늘 새벽달까지 보고 아침 일출까지 보았다.
소원도 마음으로 기원했다.
모두가 잘되기를 스팀이 잘되기를 기원했다.

오늘 모처럼 일찍 부산을 떨었는데 일찍 나가 걷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 이참에 그리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늦잠에 묘미도 제법 있는지라 쉽지는 않을 거 같기는 한데 일찍 움직이는 것도 나름 좋은 점이 많다.
스티미언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4/09/18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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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도 보름달을 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