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한 베리 향이 가득한 카카오 본연의 맛, 빈투바 초콜릿

in #kr7 years ago

밸런타인 데이를 앞두고 새로운 기사 아이템을 찾는 중,
서울 망원동에 있는 ‘카카오다다’를 방문해 빈투바 초콜릿이라는걸 알게 됐습니다.

빈투바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에서부터 초콜릿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만드는 초콜릿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bean to bar 인거죠.
(우리나라에서 초콜릿은 작업에 용이한 커버춰 초콜릿을 재가공하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맛이 부드러워지지만 카카오 본연의 맛을 찾기는 힘들죠)

인터뷰에 앞서 시식용 카카오 닙스와 초콜릿을 맛 봤는데 제 머리속에서 느낌표가 오만 개 떴습니다.
너무 맛있어요 ㅠㅠㅠㅠㅠ

신의 물방울 식 표현을 빌려보겠습니다.

“척박한 산비탈에는 오랜 시간 작은 밭을 가꾸고 산 나이든 농부가 있다. 볕이 잘 드는 밭에 이름 모를 야생 딸기를 심었다. 물이 모자라 아침마다 숲속의 옹달 샘에서 물을 길어다 준다. 딸기 밭 근처에 가면 벌써부터 새콤하고 향긋한 딸기 내음이 진동을 한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가장 잘 익은 베리를 하나 따서 입에 넣는다.”

…저는 기자이지, 시인은 아닌 것 같네요.

대신 제가 한 일을 소개하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n만 원 결제하고 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사러 갈거예요.
개인적으로 마다가스카르 산 강추입니다.

넘나 개인적인 느낌만 늘어놨으니 나름(?) 객관적으로 쓴 기사를 하단에 덧붙이고 이만 마칩니다.


밸런타인데이가 오면 누군가에게 초콜릿을 선물하거나 받을 생각에 설레기 시작한다. 특이한 물품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는 기자는 올해도 인상에 남을 만한 초콜릿을 찾아 헤멨다. 그리고 발견했다. 카카오 열매로 직접 초콜릿을 제작한다는 ‘빈투바 초콜릿’이다.

초콜릿 제조 원료로 흔히 쓰이는 작업용 초콜릿 (커버처 초콜릿) 대신 카카오 열매를 사용한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10일, 망원동에 있는 카페 ‘카카오다다’에서 윤형원(36), 고우림(31)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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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본연의 맛을 살려 볶고, 곱게 갈아 굳히면 끝

초콜릿은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카카오 나무 열매로 만드는 식품이다. 커피나무와 거의 동일한 환경에서 자란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커피가 기후나 토양 환경에 따라 원산지 별로 다른 맛을 내는 것처럼 카카오 역시 지역에 따라 독특한 맛을 낸다. 카카오다다의 초콜릿은 각 지역의 카카오 열매를 직접 사용해 원산지별 맛을 살려낸다.

카카오다다에서 시식한 초콜릿은 비전문가인 기자의 입에도 원산지에 따라 맛이 달랐다. 마다가스카르 산 초콜릿은 딸기같은 베리의 맛이 났다. 지난해 국제 초콜릿 어워드(International Chocolate Awards)에서 동상(Micro-batch-plain, 다크 초콜릿 부문)을 수상한 도미니카공화국 산 초콜릿은 상큼한 감귤향과 함께 고소한 견과류의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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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 좋은 농장 골라 직접 카카오 수입…커피처럼 인기 좋은 기호품으로 만들고파

“우연히 미국 등 해외에서는 카카오 열매로 직접 초콜릿을 만드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로스팅 기계와 그라인더를 직접 수입해서 도전하기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프랄린이나 봉봉과 함께 제작하다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빈투바 초콜릿에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좋은 재료를 확보하는 것은 필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 빈을 구하는 것부터 어렵다. 처음에는 재료를 선별할 여유도 없어 일단 구할 수 있는 카카오 빈으로 초콜릿을 만들었다. 이제는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경로를 찾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카카오 빈을 고르는 중이다. 품질을 고르게 유지하기 위해 국가에서 한 번에 수매해 수출하는 싱글 오리진 방식 대신 농장에서 직접 수입하는 싱글 에스테이트 방식을 시도했다. 에콰도르 산 빈은 현재 싱글 에스테이트 방식으로 수입 중이며, 다른 카카오빈도 품질 균일화를 위해 여러 농장과 접촉 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카카오 빈을 찾아보려고 해요. 유명 제과회사에서 나오는 초콜릿 덕분에 우리나라 사람은 가나 산 빈으로 만든 초콜릿을 좋아해요. 익숙한 맛이거든요. 도미니카공화국 산 빈에서 나오는 견과류 향도 좋아하고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카카오 빈을 찾을 계획입니다.”

초콜릿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윤, 고 대표는 커피가 일상 기호품이 된 것처럼 초콜릿도 일상에서 즐기는 식품이 될 것이라 믿는다. 믹스 커피 일색이었던 커피 시장이 다양한 산지별 커피를 즐기게 된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