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도 규명 못한 의술

in #kr-story7 years ago

필자의 아들이 두 살도 채 안됐을 때 일이다. 가뜩이나 발육이 늦어 돌이 지났는데도 걸음마도 떼지 못하는데 지독한 설사병을 앓았다.비록 시골 병원 이나마 부지런히 다녀도 설사가 잡히질 않았다. 병원에서는 설사병의 원인도 밝혀내지 못했다. 그 어린 것이 먹는 대로 설사를 해대니 아이 꼴이 뭐가 되겠는가?

그 고통은 또 어떠했겠는가? 헛일 삼아 한의원을 찾아갔다. 한의사는 병의 원인을 규명해줬다.'뱃속에 (자래)가 들었다는 게다. 자래란 일종의 벌레들인데 이것들이 뱃속에서 위장 활동을 막고 영양분을 빨아먹는다는 거다. 이것을 잡으려 면 수은 (농약의 일종)을 먹여보라는 거다.

어떻게 두 살도 안된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아이에게 독약인 수은을 먹일 수 있겠는가? 그 황망한 중에 누군가가 귀띔을 해줬다. 어디~어디에 가면 '복합'(한의학적 민간요법)을 잘 뜨는 사람이 있으니 찾아가 보라는 거였다.

우리 부부는 수소문하여 찾아갔다. 그는 한의사도 아니고 도 닦는 도인의 풍모도 아닌, 허름한 촌부였다. 밭에서 일하다 왔는지 흙 묻은 손을 대충 씻고 예리한 칼을 숫돌에 쓱쓱 몇 번 문질러 갈은 다음 촛불에 잠깐 그슬려 소독 한 후, 조그만 애기 손을 붙잡고 검지 손꾸락 밑 부분을 칼로 째고 꾸욱 눌러 짜니 그곳에서 하얀 비지밥 같은 게 쌀알만큼 피와 함께 섞여 나왔다.

양손을 다 하고 지혈 시킨다는 게, 부엌 솥 밑 껌정 그을 음을 조금 긁어다 발라주고 됐다고 가라 한다. 그때 사례금은 얼말 줬는지 기억도 없다. 도대체 시술자에 대한 믿음도 없고 기가 막혔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3일 후에 아이가 변을 보는데 검정 깨알 같은 작은 벌레들이 한 움큼 뭉쳐서 빠져나왔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벌레들이... 그 뒤 설사병은 깨끗이 없어졌다. 그러나 그 뒤 아이에게 다른 이상한 징후가 생겼다. 한쪽 부랄(고환)이 자꾸 커지는 것이다. 짝 부랄이다. 커지는 쪽 고환을 만져보면 부걱 부걱 하는 게 속에 거품 같은 게 늘어나 팽창하여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다.

그러나 저, 어린 것을 어떻게 수술을 하는 맘에서 망설였다. 그때 장모님이 오셨다. 아이의 외할머니시다. 아이를 보더니 노란 닭이 낳은 계란 3개를 가져다. 아이 부랄에 각각 세 번씩 문지른 다음 사람 발길이 가장 많은 마당에 묻어두면 된다 하셨다.

계란이 썩으면서 부랄 속의 거품이 없어진다 하신다. 아이 엄마가 동네를 돌아다니며 노란 닭 키우는 집에 가서 계란 3개를 구해다 장모님 말씀대로 했다. 그 뒤로 커지기만 하던 부랄도 차차 작아지더니 몇 개월 후 완전히 정상이 됐다.

그 아이가 커서 군대도 갔다 오고 그 지금은 삼십 대 후반의 어른이 됐는데 손바닥에 그때의 상흔이 남아있다. 아궁이 검정 그을음이 문신이 된 것이다. 현대의학을 공부한 의사들이 들으면 기막혀 웃을 일이다.

eb36b20721fc1c3e815e4704e3494296fe76e7d51cb5144197f8c4_1280.jpg © miniformat65,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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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전설의 고향을 읽는 줄 알았습니다.